대책위 설명회 참고자료 2

조회 수 1995 추천 수 0 2016.02.12 20:52:12

첨부 4> 민우회 참고자료 발췌- 공동체적 문제 해결과 스토킹에 대하여



*공동체 내 문제 해결의 필요성


성폭력이 특수 상황이 아닌 지극히 일상적인 시공간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사실이 점차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사법제도 외의 학교, 회사 등 제도적 해결과정의 책임이 있는 집단의 역할이나 해결 방법에 대한 문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사법제도를 통해 피해를 인정받고 권리를 회복할 수 있는 경우는 전체 성폭력 사건에 비해 제한적이기도 하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공동으로 소속된 조직에서 사건이 발생할 경우 사법 처리와 별개로 피해자가 해당 공간에서 일상생활을 계속 해나갈 권리를 안전하게 보장받을 필요가 있기 때문에 소속 집단 차원에서의 해결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중략)

아무리 제도가 잘 만들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성폭력 문제 상황을 인식하여 그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의지가 없다면 그 역시 무용지물일 것이다.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공동체는 없다고 보는 것이 무방하므로, 공동체 내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건을 공개적인 방식으로 공정하게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그에 맞게 피해자 지원과 가해자 징계를 진행하는 것을 통해 공동체 내 성폭력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를 통해서 누구든지 피해가 생겼을 때 공동체를 통한 사건 해결과 지원의 과정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야말로 공동체 내의 성폭력 피해를 예방하는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중략)

이렇게 조직 차원에서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야말로 성폭력 가해하기 어려운 조직 내 분위기를 형성함으로써 같은 문제가 발생할 확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인지한 주변인들의 대응과 역할


5년 간 성폭력 총 상담회수 5,354회 중에서 제 3자에 의한 성폭력 상담은 1,595회로 29.8%를 차지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 발생 이후 피해 사실을 공유하여 아픔을 위로받고, 이후 대응을 함께 모색하는 지지자로서의 주변인 역할은 피해자가 성폭력 경험을 얼마만큼의 후유증으로 남기는지에 사건 그 자체 못지않게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제 3자들이 상담을 통해 지인인 피해자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를 문의하는 경우, 피해자에게 필요한 조치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확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과 더불어 제3자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하여 어떤 형태의 지지와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상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실제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주변인들의 성폭력 통념으로 인한 부적절한 발언 및 대응 방식이 피해자에게 제 2, 제3의 또 다른 피해를 가져다주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성폭력 사건 자체를 왜곡하는 반응이 2차적인 피해의 위험성을 안고 있음을 말할 것도 없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거나 상황을 더 복잡하고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혹은 지인의 피해를 언급하며 염려하는 것으로 상담을 시작하지만 정작 내담자의 고민은 지인의 피해를 접한 자신의 갈등과 상처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경우도 있다. 물론 제 3자가 지인의 성폭력 피해로 인한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자신의 감정이 무엇으로부터 기인하는지를 명확히 파악하지 않고 무조건 피해자를 위하는 마음이라는 식으로 불명확하게 표출될 경우, 오히려 피해자에게는 도움이 되기보다는 더욱 힘들게 하는 주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명확하게 분석하고 경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례 35> [2009년 6월 전화상담] 제 3자 -피해자(성인 여성)의 어머니

딸이 지하철에서 성추행 피해가 있었는데 범인이 현장에서 잡혔다. 딸은 법대로 처벌하기를 원하는데 내(엄마)가 마냥 그럴 일은 아니라고 타이르는 중이다. 가해자가 반성 많이 하고 재발 방지 약속하면 개인 합의가 좋을 것 같기도 하다. 만약 딸애에 관한 기록이 남거나 할 수도 있고 가해자가 해코지 할까봐 후환이 두려워서…


<사례 36>[2009년 6월 메일상담] 제 3자- 피해자(성인 여성)의 친구

친구가 동아리 선배로부터 성추행 피해가 있었다. 친구 후유증이 심한데 친구에게 어떻게 뭘 해주어야 할지?


…(중략)

한편 사례 49)는 어머니가 갖고 있는 성폭력과 범죄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형사 처분이 이루어질 경우 가해자가 앙심을 품고 해코지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어떻게든 가해자를 자극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사건 해결을 마무리하려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주고있다. 게다가 딸이 성폭력 피해를 겪었다는 흔적이 행여나 남을까를 두려워하며 공식적인 처리를 진행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성폭력을 권리 침해가 아닌 ‘피해자의 수치’나 ‘끔찍한 범죄’ 정도로 인식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반응으로, 권리 침해로서의 성폭력 피해에 분노하고 있을 피해자로 하여금 사건 해결에 움츠러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례 36)과 같이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성폭력 피해가 발생했을 때 제 3자로서 어떤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지를 문의하는 상담도 상당하다. 사회의 성폭력 인식이 점차 널리 확산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자기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가 갑작스레 가까운 곳에 성폭력 피해자가 발생할 경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을 갖고 있지 못하는 것은 피해자나 주변 사람들이나 마찬가지이다. 성교육의 부재와 성폭력에 대한 톰념은 나와 내 주변 사람들에게 성폭력 피해가 생겼을 때 어떠한 마음가짐과 조치가 필요한지를 찾아 헤매게 하고,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거나 받게 되는 일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피해 사실 자체에 못지 않게 피해 이후 주변인의 반응이 피해자에게 주된 상처가 되어 이를 더 힘들어하게 되기도 한다.




*가해자 및 가해자 지인 상담


…(중략)그러나 최근에는 나름대로 책임 있는 사건 해결을 위한 방안을 문의하는 가해자 측의 상담이 늘고 있기도 하다. 가해자 지인으로서 가해자의 행위에 대한 명확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향후 개선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문의한다든지, 가해자 스스로 자신이 저지른 행위를 시인하고 재발 방지와 책임 있는 사후처리를 위한 방법을 문의하기도 하는 것이다.

사실 성폭력 사건 발생 이후 피해자들도 어떤 방식의 해결이 최선인지 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혼란스러워하며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제도적으로는 신고하여 가해자 처벌을 주장하거나 손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수 있겠지만 그러한 과정을 통해 피해자들이 사건 이후 언제나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은 아니다. 특히 가해자가 공식적인 징계를 받게 되더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지 않거나 사과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 상당수의 피해자들은 이로 인해 성폭력 사건 자체보다 더 큰 상처와 고통을 경험하기도 한다. 때문에 가해자의 행위 인정과 책임 있는 반성 및 사과의 태도는 성폭력 피해 경험자들의 치유에 있어 주요한 영향 요소가 되는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진지하게 사후 처리를 고민하는 가해자, 가해자 지인의 상담은 본 상담소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며 진행하고 있다.



*눈여겨 살펴본 성폭력 피해 유형- 스토킹



스토킹은 상대방의 의사와 관계없이 호의 또는 원한을 가지고 계속 따라다니면서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일컫는다. 본 상담소에 접수되는 스토킹 상담 사례는 주로 가해자가 일방적인 연애 감정으로 피해자를 괴롭히는 경우, 연애 관계 종료 이후에도 끊임없이 관계 지속을 요구하는 경우, 분노와 복수의 명목으로 협박하는 경우 등이 있다. 스토킹은 현재 한국에서 그 자체로 처벌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없어 피해자들이 피해 발생 단계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스토킹 행위 자체가 괴로움과 두려움을 줄 뿐만 아니라, 점점 강도를 더해가며 여타의 범죄행위를 동반하여 행해지기도 하여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히다.

스토킹 행위가 가해자의 ‘연애 감정’을 이유로 이루어지는 사례들을 보면, 가해자들이 평소 관계에 대해 미성숙함이나 일대일 애정 관계에 대한 집착, 보수적인 성 관념 등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스토킹 행위의 일환인 협박의 도구로서 여성의 과거 성적 경험이나 성적 촬영물을 여성의 지인 혹은 인터넷 등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상당수이며, ‘너를 죽이겠다, 너의 주위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겠다, 내가 죽겠다’는 등 심리적 압박을 끼치는 경우도 많다. 특히 피해자가 가해자와의 관계를 주변에 알리길 원치 않을 경우 (혼 외 관계 등) 교제 사실 자체를 협박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교제 사실이 가해자에게도 타격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성에 대한 차별적 시선으로 인해 오로지 여성에게만 그 사실이 협박의 도구로 작용하여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진다.


<사례 42>[2006년 5월 전화상담] 피해자 (55세 여성)

동호회에서 만난 60세 정도 되는 남자가 6개월 정도 마치 연애하는 것처럼 문자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스토킹을 한다. 많을 때는 하루에 40건을 보내기도 하고. 동호회 차원에서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지만 여전히 “같이 좋아했다, 키스까지 했다”고 소문을 내고 다닌다. 동료들도 “이 사람은 스토커이고 치료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쑥덕이듯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남편도 “돌아다니면서 사고나 친다.”고 비난하고. 사실 이런 문제로 거론되는 것도 너무 싫고 창피하고 수치스럽다. 모임에 나가고 싶지도 않은 마음이다.

<사례 42>는 일방적인 구애 행위가 스토킹으로 이어지는 경우이다. 피해자의 거절 의사나 감정, 입장 등은 전혀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만 앞세워 주변 사람들에게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다니거나 과도하게 연락을 취하는 등 피해자를 곤란한 상황에 빠뜨리고 있다. 이 때 일부 주변 사람들이 가해자의 스토킹 행위를 문제 삼기보다 피해자와 싸잡아 마치 스캔들이 터진 듯 가십거리로 삼는 태도 역시 피해자로 하여금 스토킹 피해를 가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중략)

대부분의 스토킹 가해자들은 피해자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가장 약점이 될 만한 상황들을 간파하고 그것을 빌미로 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수적인 요구사항들을 들어주면 마치 자신이 스토킹 행위를 그만 둘 것인 양 속이고, 피해자가 그것을 믿고 요구사항을 이행하면 더 높은 강도의 다른 요구사항을 제시하는 식으로 가해의 정도를 점점 심화시킨다.

여성에게 스토킹 피해가 발생할 때 이는 분명 범죄 피해임에도 불구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성적인 스캔들’정도로 가볍게 비춰지면서, 피해자들은 ‘자기 처신 제대로 못한 여성’이라는 식의 험담과 비난을 사게 될 것을 두려워하며 혼자 피해 상황을 감당하곤 한다. 따문에 스토킹 발생 상황을 ‘과격한 사랑’쯤으로 낭만화 할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도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지지하고 가해자에게 그 행위가 범죄 행위로서 스토킹 피해를 야기하고 있음을 엄히 경고할 수 있는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



*2차 가해


성폭력은 사회문화적인 영향을 받는 개념으로 절대적 가치로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특히 사법적 절차 아닌 공동체 안에서 사건 해결 절차를 밟을 때면 ‘이것이 과연 성폭력인가’부터 시작되어 ‘2차 가해’ 논쟁으로 번지는 양상으로 갈등을 겪게 된다.

…(중략)

성폭력을 둘러싼 해석이 답보되고 가장 논쟁적인 쟁점 가운데 하나는 ‘2차 가해’이다. ‘2차 가해’란 성폭력 사건 발생 시 성폭력 가해 행위, 성폭력 상황에 대해 자신의 통념이나 인식의 성찰 없이 성폭력 상황을 판단하거나 피해자를 바라보는 남성 중심적 성문화와 성폭력을 개인 간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편견에 찬 시선이나 접근 등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다. 반성폭력 운동의 성과로 성폭력을 처리하기 위한 법, 강령, 내규 등이 생겨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2차 가해’개념이 자리 잡게 되면서 피해자의 진실성을 의심하거나, 비난하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느끼게 되는 소외와 배제를 설명하고 잘못된 ‘객관성’으로 포장한 가부장적 시선으로 성폭력 사건을 해석하는 것을 경고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2차 가해’라는 개념은 피해자에 대한 역공을 줄이는 데 기여했으며, ‘공동체 내 해결’속에서 발생하는 피해자에 대한 불합리한 상황을 설명하는 언어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가해자 온정주의, 피해자 유발론이 팽배한 문화 속에서 피해자를 방어할 수 있는 언어로서 힘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2차 가해’ 행위를 규정해 놓은 수칙을 기계적으로 해석하는 경우, ‘공동체 내 해결’이 목표로 삼았던 사건에 대한 집단적 성찰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오히려 공동체 내부의 집단적 침묵을 남는다.성폭력은 절대로 이야기해서는 안되는 것.’,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어떠한 질문도 하지 말 것.’이라는 무조건적인 원칙 아래 사건에 대한 맥락을 파악하여 피해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사건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하고 관행적인 절차만 밟아가는 요식적인 형태로 사건을 마무리하게 되는 것이다. 피해자 보호 자체가 지향이 되었을 때, 성적 보수주의 담론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성’으로 여성을 바라보는 입장과 결합하게 된다.

…(중략)

성폭력 사건에서 각각의 피해자들은 구체적인 사건에서 다양한 맥락 속에 위치하고 행동하며 다양한 정체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존재이다. 때문에 피해자가 문제제기 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는 다양한 맥락과 결합하면서 끊임없이 변화 할 수 있다. ‘보호주의’와 결합한 ‘2차 가해’ 개념은 피해자와 소통을 등한시하는 결과를 초래하며, 이는 피해자를 다양한 상황이 배제된 고정된 피해자 상으로 규정짓고 ‘보호받아야 할 성을 가진 대상’으로 머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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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민우회 5년 토론회 자료집>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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